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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ただいま、ゼロ年代

사이토 소마의「바로 지금, 제로 시대」제10회 요네자와 호노부(米澤穂信)『안녕, 요정(さよなら妖精)』번역

by NEMO_O 2023. 3. 25.

いくつか鮮明なシーンがある。覗き込んでくる目、カールがかった黒髪、白い首筋、『哲学的意味がありますか?』、そして紫陽花。
몇 가지 선명한 씬이 있다. 들여다보는 눈, 곱슬있는 검은 머리, 새하얀 목덜미, 『철학적인 의미가 있나요?』, 그리고 수국
 
米澤穂信さんの長編『さよなら妖精』冒頭の、印象的な一節だ。地方都市・藤柴市に暮らす高校生の守屋路行は、春雨の降りしきる中、ユーゴスラヴィアから来た一人の少女・マーヤと出会う。宿のあてがない彼女を助けたことから、彼らの短くも忘れがたい日々が始まってゆく。
요네자와 호노부 장편 “안녕 요정” 서두의 인상적인 한 문단이다. 지방도시, 후지시바에 살고 있는 고교생 모리야 미치유키는 봄비 내리는 날, 유고슬라비아에서 온 한 소녀, 마야와 만나. 지낼 곳이 없는 그녀를 도와준 것부터, 그들의 짧고 잊기 힘든 날들이 시작되어 간다.
 
序盤から中盤にかけては、いわゆる「日常の謎」を解き明かしながら、マーヤとの交流が描かれる。何気ない会話や風景描写にも青春のきらめきを感じて、ああ、初めて読んだときも羨ましく思ったなあ、と懐かしくなった。
초반부터 중반까지 걸쳐서, 소위 “일상의 수수께끼”를 해명해가면서, 마야와의 교류를 그리고 있다. 아무것도 아닌 대화나 풍경묘사에도 청춘의 반짝임을 느껴, 아- 처음 읽었을 때도 질투가 난다고 생각했었지라고 그리워졌다.
 
しかし終盤にかけて物語は大きくドライブし、守屋たちは最大の謎に直面する。まさしく「何気ない」と思っていた文章の至るところにヒントがちりばめられていて、米澤さんの筆の巧みさに舌を巻いた。
하지만, 종반에 이르러 이야기는 크게 변하고, 모리야 일행은 최대의 수수께끼에 직면하게 된다. 틀림없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문장 곳곳에 힌트가 박혀있었다. 요네자와상의 글솜씨의 혀를 내둘렀다.
 
連載にあたり再読してもっとも印象が変わったのは、主人公の守屋だ。最初に読んだときは彼のことを、もう一人の探偵役である「センドー」こと太刀洗万智には及ばないものの、それなりに頭の切れる人物だと思った気がする。たぶん当時の自分が、そういう存在に憧れていたからだと思う。クールな太刀洗よりも人情を解する(とそのころは思えた)知恵者の守屋のようでありたかったのだろう。
연재할 쯤에 다시 읽어보면서 더욱 더 인상이 바뀐 점은 주인공의 모리야이다. 제일 처음 읽었을 때, 그에 대해서, 또 다른 탐정역인 “센도”라고 불리는 다치아라이 마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름대로 두뇌회전이 끊이지 않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 아마 당시의 내가 그런 존재를 동경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쿨한 다치아라이보다도 인정을 알고있고,(라고 당시에는 생각했다) 지혜자인 모리야 같이 되고 싶었던 거겠지.
 
けれど今回、それは間違いではないけれど、かなり浅い読みだったのだと思わされた。具体的にはぜひ皆さまご自身で最後まで読み、感じていただきたいが、いわゆる「やれやれ系」のように思える守屋の一人称語りは、緻密に計算されたものなのではないだろうか。また、あまりに様々なことが「わかって」しまう太刀洗万智の苦しみや哀しみに、30を過ぎた今やっと、少しばかり歩み寄れたように感じた。もっとも、それとて結局は、単なる浅慮にすぎないかもしれないけれど。
하지만, 이번에 그건 틀린거는 아니지만, 꽤 얕게 읽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체적으로는 부디 여러분 스스로 끝까지 읽고, 느껴주셨으면 좋겠지만, 소위 “소극적인 계”의 사람이라고 느껴지는 모리야의 1인칭 이야기는, 치밀하게 계산된 것이 아닐까, 혹은 너무나도 여러가지 일에 “알고 있다”고 해버리는 다치아라이의 괴로움이나 슬픔에, 서른 살이 넘은 지금이 되어서야 조금은 다가간 거 같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그것 역시도 결국은, 단지 얕은 생각에 지나지 않은 걸도 모르겠지만.
 


ちなみに、太刀洗万智はその後、『王とサーカス』『真実の10メートル手前』という作品でも探偵役を務めている。前者はネパールを舞台にした壮大な長編、後者は短編集だが、どちらもものすごく面白いのでおすすめしたい。特に『王とサーカス』の衝撃たるやすさまじく、むせかえるような異国の雰囲気もあいまって、強く印象に残っている。
참고로, 다치아라이는 그 후 “왕과 서커스”,”진실의 10미터 앞”라는 작품에서도 탐정역을 담당하고 있다. 전자는 네팔을 무대로하는 장대한 장편, 후자는 단편집으로, 어느 쪽도 무척 재미있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다. 특히 “왕과 서커스”의 충격이나, 공포, 숨막힐 듯한 이국의 분위기도 서로 어우려져, 강한 인상이 남아있다.
 
とここまで書いてきて、そういえば米澤さんの『追想五断章』も大好きだったなと思い出した。こちらは短編連作なのだが、合間に5つのリドルストーリー(結末のわからない物語)が差し込まれており、いずれも異国が舞台となっている。『さよなら妖精』も、異国——ユーゴスラヴィアを題材にした小説だ。もしかしたらぼくは、米澤さんの描く異国に惹かれる部分があるのかもしれない。
라고, 여기까지 쓰고 보니 요네자와 상의 “추상오단장”도 무척 좋아했다는 게 생각났다. 이 작품은 단편연작으로, 사이사이에 5개의 riddle story(결말을 모르는 이야기)가 삽입되어 있으며, 모두 이국이 무대가 되고 있다. “안녕, 요정”도 이국——유고슬라비아——를 소재로 삼은 소설이다. 어쩌면 나는 요네자와 상이 그리는 이국에 끌리는 부분이 있는 걸지도 모른다.
 
この物語は、1991年4月23日から始まっている。奇しくも、ぼくの誕生日の1日後だ。今まで何度か読み返してきたが、気づいたのは今回が初めてだった。こういうことがあるから、本を読むのは、読み返すのは面白いよな、とつくづく感じる。
이 소설은 1991년 4월 23일부터 시작된다. 기묘하게도 내 생일 하루 뒤다. 지금까지 몇번이고 다시 읽어왔지만, 눈치챈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런 점들이 있으니깐, 책을 읽는 것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은 재미있는 거구나, 라고 절실하게 느꼈다.
 
米澤さんの小説は——その多くがミステリという体裁をとっていながらも——答えをすべて提示するというよりは、読み手の心にひっそりと棲みつき、折に触れて謎を問うてくる、そんな印象を与える。だからだろうか、ひとたび本を開いてしまえば、ぼくはたちまち異国にいざなわれ、雨と霧まじりの世界をあてもなく彷徨してしまう。
요네자와 상의 소설은 —— 대 부분이 미스테리라는 양식을 사용해나가면서도 —— 답을 전부 제시하기 보다는, 독자의 마음 속에 조용히 살아가다가, 가끔 건드려 수수께끼를 묻는, 그런 인상을 준다. 그래서 그런 걸까, 책을 한 번 펼쳐버리면, 나는 금새 이국에 끌려, 비와 안개가 낀 세상를 정처없이 방황하고 만다.
 
そしてそれが、ひどく心地よいのだ。
그리고 그것이, 매우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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