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校からの帰り道、自転車を走らせて、ある書店へ足しげく通った。県内最大級の規模を誇るその書店は、本に飢えていた当時の自分にとってある種憩いの場でもあった。今思うと、少し複雑なつくりをしたそこを、ボルヘスの図書館、あるいは迷宮のように感じていたのかもしれない。迷うのが心地よい空間だった。
고등학교에서 돌아가는 길, 자전거를 달려서, 어느 서점에 자주 다녔다. 현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점은, 책에 굶주려있던 당시의 나에게 있어서 일종에 휴식처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복잡한 구조인 그곳은, 보르헤스의 도서관, 혹은 미궁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헤메는 것이 편안한 공간이었다.
ぼくはいわゆるジャケ買い——中身をあらためず、表紙の印象で商品を購入することが趣味なのだが、その書店でも幾度となくジャケ買いをし、実に多くの出会いがあった。とりわけ印象に残っているのが、市川春子さんの『虫と歌』だ。『宝石の国』などで知られる市川春子さんの第1作品集で、2009年11月に初版が発行されている。
나는 소위 ジャケ買い(자켓구매)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표지의 인상으로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취미인데, 그 서점에서도 여러 번 ジャケ買い을 해서, 실제로 많은 만남이 있었다. 특히 인상에 남는 것이 이치카와 하루코상의 『벌레와 노래』다. 『보석의 나라』 등으로 알려진 이치카와 하루코상의 첫 번째 작품집으로, 2009년 11월에 초판이 발행되었다.
店員さんおすすめの棚にひっそりとディスプレイされていたこの漫画の表紙と目が合った瞬間、直感的に「これは確実に好きなものだ」とわかったのをよく覚えている。気温は低いがよく晴れた、空気の澄んだ冬の午後のことだった。
점원의 추천 선반에 가만히 전시되어있었던 이 만화의 표지와 눈이 마주친 순간, 직감적으로 “이거는 확실하게 좋아할 거 같다”라고 느낀 것을 기억하고 있다. 기온은 낮지만, 청아했던 맑은 겨울 공기의 오후의 일이었다.
たいていぼくはその書店に行くと、何時間もうろうろ館内を回遊するのが常だったが、その日は一目散に帰宅し、すぐさま読みはじめた。
대체로 나는 그 서점에 가면, 몇시간이고 서성서성 관내를 회유하기 일쑤였지만, 그 날은 쏜살같이 귀가해 바로 읽기 시작했다.
自分の指から生まれた妹のような存在と叔父との、不思議で穏やかな生活を描いた「星の恋人」。
飛行機事故で遭難した2人の織りなすポエティックな幻想譚「ヴァイオライト」。
肩を痛め、野球ができなくなった高校生が、奇妙なモノと出会い、次第に親交を深めていく「日下兄妹」。
虫の研究をする兄とそのきょうだいたち。ラストに名状しがたい余韻を残す「虫と歌」。
描き下ろしショートショート『ひみつ』。
どれもが鮮烈に自分の中に刻まれ、何度も何度も読み返している。
자신의 손가락에서 태어난 여동생 같은 존재와 삼촌과의 신기하고 평온한 생활을 그린 『별의 연인』
비행기 사고로 조난당한 두 사람이 빚어내는 포에틱한 환상담 『바이올라이트』
어깨를 다쳐, 야구를 할 수 없게 된 고교생이 기묘한 물건을 만나 점차 친분을 쌓아가는 『일하남매』
벌레를 연구하는 형과 그 형제들. 마지막에 형언할 수 없는 여운을 남기는 『벌레와 노래』
그려나간 쇼트 쇼트 『비밀』
모든 것이 선명하게 자신의 안에 새겨져 있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고 있다
市川さんの漫画は、とにかく「間」が素敵で、コマ割り、絵、セリフがすべて過不足なく絶妙な間で配置され、引き算のリズムを生んでいる。初読時、ものすごく衝撃を受け、行きつ戻りつしながら時間をかけて味わったものだ。
이치카와 상의 만화는, 어쨌든 “사이”가 멋져서, 칸배치, 그림, 대사가 모두 과부족없이 절묘한 사이에 배치되어서, 뺄셈의 리듬을 만들어내고 있다. 초독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아서, 왔다 갔다하면서 시간을 들여서 맛보곤 했다.
ぼくは中でも「日下兄妹」がいっとう好きなのだが、主人公・雪輝のこのセリフを紹介したい。
나는 이중에서도 『일하남매』를 가장 좋아하는데, 주인공 유키테루의 이 대사를 소개하고 싶다.
知ってるか
この宇宙の中で人間に見えてる物質は わずか5%で
残りの23%は 光を作らず反射もしない物質で
あとの72%は もっと得体の知れないものだって
だから世界の95%はわかってないんだと
それなら
父親をしらなくても
母親を覚えてなくても
おかしくないよな
알고있니
이 우주 속에서 인간에게 보이는 물질은 겨우 5%로,
나머지 23%는 빛을 만들지 않고, 반사도 하지 않는 물질로,
그리고 72%는 정체를 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그래서 세상의 95%는 모르는 거라고,
그렇다면,
아빠를 모르더라도,
엄마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지
本当はこの先の部分も紹介したいのだが、それはネタバレになってしまうので、ぜひ皆さまご自身の目で確かめ、感じていただきたい。
続く第2作品集『25時のバカンス』も素晴らしくて、ピンとくるものがあった方にはそちらもおすすめしたく思う。
사실은 이 앞 부분도 소개하고 싶지만, 그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부디 여러분 본인의 눈으로 확인하고, 느껴주셨으면 한다.
계속해서 제 2집 작품집『25시의 바캉스』도 멋있기 때문에, 감이 오는 분에게는 그 쪽도 추천하고 싶다
市川さんの作品は、夢中になって一気に読んでしまうというよりは、しばしば立ち止まり、思考の海に埋没させられるような印象がある。一つの答えを押しつけるのではなく、ただ物語があって、そこから何を引き出すかは、人それぞれなのだろう。ページとページのあいだから、言葉とコマの隙間から、次はどんなことを感じられるだろうか。世界の95%はわかっていない。それはつまり、この世は謎で満ちているということだ。そんなの、ロマン以外の何物でもないではないか。
이치카와 상의 작품은 열중해서 단숨에 읽어버리는 것보단, 종종 멈춰서, 사고의 바다에 매몰되는 듯한 인상이 있다. 한 개의 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야기가 있어서, 거기서부터 무엇을 꺼낼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페이지와 페이지의 사이에부터, 말과, 칸의 틈부터, 다음은 어떤 걸 느낄 수 있을까, 세계의 95%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것은 즉, 이 세계은 수수께끼로 가득 차있다는 것이다. 그런 건 낭만말고는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닐까
'[S] ただいま、ゼロ年代'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이토 소마의「바로 지금, 제로 시대」제9회 Good Dog Happy Men『Most beautiful in the world』번역 (0) | 2023.02.27 |
---|---|
사이토 소마의「바로 지금, 제로 시대」제8화『하이바네 연맹(灰羽連盟)』번역 (0) | 2023.02.07 |
사이토 소마의「바로 지금, 제로 시대」제6회 타키모토 타츠히코(滝本竜彦)『네거티브 해피 체인 쏘우(ネガティブハッピー・チェーンソーエッヂ)』번역 (1) | 2023.02.02 |
사이토 소마의「바로 지금, 제로 시대」제5회 Bloc Party『Silent Alarm』번역 (0) | 2023.01.31 |
사이토 소마의「바로 지금, 제로 시대」제4회『학원전기 무료우(学園戦記ムリョウ)』번역 (0) | 2023.01.25 |
댓글